황홀한 봄멀미...
고운 빛 창연히 하늘가득 퍼지고
나뭇가지마다 뾰족한 새순이 물기를 머금는다.
오늘같이 아름다운 봄날이 또 있을까...
자연은 무심한 듯 시간속에 묻혀있다가도
이렇게 때가되면 제모습을 쉼없이 단장한다.
그러나,
내가 사는 현실의 일상은 이런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집안의 행사도 홀로 참여하고,
오가는 장거리 운전으로 고즈넉한 경치도 흘려보낸다.
이런저런 일로 서로의 생각이 달라
부부싸움을 하고나면 으례 몇일간 가슴이 답답하다.
사무실에 나오면 또다른 사람과 생각이 엇나가는 경우가 생긴다.
모두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기에 오는 괴리감일까...
서류정리가 잘못되어 구청에 불려가 선처를 호소하고
그들이 내미는 서류에 도장을 찍을땐 내가슴에 붉은 인주가 박혀온다.
갑자기 쏘크라데스가 생각난다.
그는 독배를 자진해서 마셨다고 전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악법도 법이니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추론컨데 그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당시의 현실에 보란듯이 반기를 든 것이다.
깨어있는 철학자로서 생각하는 것은 매우 형이상학적인데
현실은 말할 수 없이 형이하학적으로 전개되며 오히려 그들이 독주하니
어떻게 살맛이 났겠는가?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너무 컷기때문에
그 넓은 간격에 빠져죽은 것이다.
현실과 조화롭지 못한 생각을 한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특히 자신의 처지에서 현실화 시킬 수 없는 꿈을
언젠가는 실현시킬 수 있을것으로 믿는 그 순간부터 그 자신은
불행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크라데스는 불행한 사람이었을까?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는 매우 행복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진리를 깨우쳤기 때문에...
다만 외부사람이 봤을때는 불행한 최후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한 죽음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죽음의 늪을 동경한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사회부적응아로 불려 질 지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만족한 생각을 가져다 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정오의 봄볕은
계절의 멀미를 느끼게 한다.
황홀한 현기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