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풍경 하나에 생각 하나.

귀촌 2008. 6. 14. 12:23

 꽤 더운 날씨다.

 

사무실 창밖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데

가끔 외국인 부부가 눈에 띈다.

오늘도 5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외국여성(짐작컨데 미국인) 한분이

작은 강아지 한마리를 꼭 안아들고 털을 매만지며 서성인다.

강아지는 멀뚱멀뚱 큰눈을 꿈뻑이며 낼름낼름 혀를 내밀어

부인의 손을 핥는다.

덩치큰 부인은 꽉 낀 엷은 바지를 입고 상의는 헐렁한 셔츠에

굽높은 시원한 센들을 신은 차림이며,

커다란 챙이 있는 둥근 모자를 썼는데 얼굴에는 말괄량이 삐삐처럼

주근깨가 많은반면 큰 눈과 오똑한 콧날을 갖은 좋은 인상이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서성이던 부인은 잠시후 어디선가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나타난 썬글라스를 낀 대머리 백인 남자와 사라져 간다.

 

이곳은 아직 미군기지가 그대로 남아있는 지역이기에 근처 아파트나 고급빌라에

외국인 많이 거주한다.

처음엔 다소 이색적이며 현란한(?)옷차림에 마음속으로 거부감이 없잖았다.

그러나 외국영화에서나 보던 모습을 현실에서 이해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들의 문화나 사고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니

감정적으로 거부감을 갖는 생각따위는 없어졌다.

 

하지만 아주 가끔... 그들끼리 큰소리로 싸움을 하거나

막무가내로 웃고떠들며 술취한 채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좋은 감정이 싹 가실 때도 있다.

물론 사람이니까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스스로에게 외국에 나와 자국의 이미지까지 실추시키는 못난 행동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예의없이 아무렇게나 행동하다

현지 언론에 좋지않은 모습으로 비춰지는 모습도 가끔 있다.

어글리 코리언 이란 듣기거북한 얘기까지 하는 사례도 있으니 말이다.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여름 휴가를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제발,

자신은 물론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은 삼가했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유류값,원자제,곡물값등이 천전부지로 올라 서민경제에 깊은 주름이 패이는 시기다.

국내 정치,사회 상황이 어수선 하여 국가신인도마져 위협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