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판 승부~^^

귀촌 2008. 6. 23. 11:47

&

 녀석의 침입을 막기위해 촘촘한 그물망을 설치하고

혹시 빈틈이 있나 작은 틈새까지 살폈다.

그러나 어디서나 상식을 뛰어넘는 이변은 있기 마련...

어젯밤 모두가 잠든 사이 놈은 기어이 어느 빈 공간을 통해

틈입해 들어왔다.

 

 시골에 살았던 어린시절엔 이놈들에게 무수히 많이 당했다.

녀석들의 숫자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방어하는 기술이 현재와는 많이 차이가 나던 시절이다.

그런데 어젯밤 그놈은 튼실한 자객처럼 날엽하고

마치 위험감지 센서를 부착 한것처럼 이쪽의 공격을 쉽사리 알아차렸다.

 

 잠이 깨면서 신경을 곤두세워 놈을 어떻게 유인할까 작전(?)을 구상했다.

일단 어둠이 지배한 공간에선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조명탄(?)을 순식간에 터뜨려 놈의 시력을 일시 마비시키고

그 찰라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필살기를 날리는 것이다.

작전준비 완료...

스위치를 켜며 놈의 위치를 찾았다.

그러나, 아뿔사~

이쪽의 눈도 빛에 적응 못하고 오히려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말았다.

천천히 찡그린 눈을 달래고 놈을 찾으니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휘~휘~ 팔을 저어 동태를 살폈으나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거의 포기한 상태로 멍하니 누웠는데 천정 한쪽 귀퉁이에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매달려 있는 것이 보인다.

소리나지 않게 신문지를 접어 적당한 무게와 길이를 감안해 신무기(?)를 만들었다.

요는 어느순간에 소리없이 다가가 한치의 착오도 없이 정확히 가격하느냐가 관건...

놈은 분명 이런 준비를 눈치 채지 못한것 같았다.

 

살금~살금~ 다가가 신무기로 내려칠 거리를 측정하고 팔 길이를 감안해

정조준...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꽝!!

셋을 세고 내려치는 순간까지 시야를 벗어나지 못했던 놈은 보란듯이 자리를 피하고 없었다.

어디로 숨었을까...

은폐와 엄폐를 얼마나 정교하게 했는지 찾을 수 없었다.

이대로 잠을 청하다간 또다시 놈의 밥(?)이 될것이다.

 

2차 작전은 놈을 유인하는 것으로 정했다.

방법은 놈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킨로션을 어깨에바르고

소등한 상태로 자는 척 하는 것이다.

 

얼마간의 정적이 흘렀다.

놈은 언제 출격할지 시점을 저울질 하나보다.

그러나 좋아하는 향기가 후각을 자극하는이상 그리 오래가진 못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지나자 놈의 비행하는 소리가 감지된다.

놈의착지지점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약아빠진 녀석은 몇번의 순회비행을 하며 이쪽의 경계태세를 점검한다.

 

드디어 외쪽 어께에 착지하는 느낌이 온다.

놈이 공격무기를 찌르는 순간까지 인내심을 갖고 대기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철퍽! 빈 손으로 허공을 가르고 만다.

 

눈을 뜨고 가부좌를 튼 상태로 침대위에 석고상처럼 앉아있는데

뿌연 외부빛에 검은 그림자가 포착된다.

놈의 실체인지 아니면 그냥 어떤 자국인지 분간이 안가기에

다짜고짜 퍽~ 내려쳤다.

아~

손바닥에 뭉턱한 느낌이 전해지는 순간 혈흔이 낭자한다.

놈은 힘 한번 못써보고 부지불식간에

우왁스런 손바닥에 의해 운명을 달리하는 순간이다.

 

 ㅋㅋㅋ ...

작은 모기와 한 밤중에 치른 한판 승부는 승리로 끝나고

단잠 속으로 푸~욱...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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