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낙엽위로 흐르는 세월의 강.

귀촌 2008. 10. 20. 17:50

 

 

 사진 찍는 것을 달가워 하지않는 가까운 여인의 모습을 모델(?)로

텅 빈 가을공원의 쓸쓸함을 담아봤다.

아직 햇빛을 받아 소화할 수 있는 푸른잎과

서서히 물기를 내려놓은 낙엽이 공존하는 이 계절의 한 가운데가

마치 중년여인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다는 여운이 남는 한 마디를 덧붙이며

기꺼이 카메라 앞에 서준 모델이 있어 이사진을 남긴다.

 

나이가 들면 낙엽을 보는 눈도 나이들어 간다.

십대의 가슴에 안겨온 낙엽은 어땠는가?

쓸쓸함보다 오히려 설레임이 더 많았고 온갖 상상이 춤추었던 것 같다.

20대엔 연인을 가장 많이 떠올렸고 30대부턴 공허함을...

40대에 들어와 비로소 가을의 의미를 조금은 알듯...

"듯"字를 떼어버릴 수 없으니 안다는게 어설프다.

 

낙엽이 쌓이고 쌓여 층층히 시차를 두고 썩어가는 깊은 산속이 아니기에

부엽토 내음은 없지만 텅 빈 공원에 내려앉은 잔 물결 같은 낙엽...

흐르는 세월이 둥둥 떠내려 간다.

 

중년의 고독이 헬쓱한 얼굴로 가끔 고개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