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당신은 누구의 '오아시스'입니까?

귀촌 2008. 11. 27. 12:31

11월 끝자락 아침

찬 비

고스란히 알몸으로 받아내는 은행나무

두꺼운 갑옷 사이 골을 타고

눈물처럼 흘러내린다.

고인물은 속옷까지 적실 요량 미로를 타고

한없이 내려간다.

실핏줄 같은 잔 뿌리에 엉켜붙어 한 몸으로

어둡고 추운 인고의 나날을 보내건만

봄의 수액으로 거듭날

그날을 기다린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처지가

이와 같을진데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며 '나'만 살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그날이 올때까지 견딜 수 있겠는가...

인간은 많은 사람과 더불어 산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과 모두 친하게 지낼 수는 없다.

때로는 차갑고 거친 사막과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또 어느 경우에는

따스하며 촉촉한 오아시스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은 운명 같지만 절반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많은 것이 그 사람의 언어의 진정성에 기인하는데

완벽한 사람은 없으나 끝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보편적 가치의 진정성을 환기시키려 노력을 하는 사람

그 사람이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오아시스가 되어줄 수 있기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금전적 가치로만 평가하려 한다면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봄을 맞아 수액으로 거듭날

그날을 맞지 못할지도 모른다.

주변 사람과 사랑으로 보듬어 안고

서로에게 힘이되는 오아시스가 되어준다면

화려한 봄날은 바로 우리들의 것으로 부활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