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급습한 꽃샘추위.

귀촌 2009. 2. 16. 09:19

급습한 꽃샘추위.


밀고 밀리다 또 치고 올라가는 형세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의 치열한 각축전

그 아래 모든 생명체는 스스로 적응하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까진 이 거대한 기류의 흐름을

인간이 어쩌지 못한다.

다만 대비하고 적응하려 애쓸 따름일 진데

입춘을 지나 우수(雨水)를 앞둔 시점이기에

오늘 같은 추위쯤은 금새 사그라 들것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따뜻한 기운에 마음을 놓고

있었던 터라 방패막이가 없는 사람에겐

칼끝보다 매섭게 느껴질 것이 틀림없다.

사무실 안 화초들은 잔뜩 옹송그린 자세로

서로의 잎사귀들을 끌어안아 부벼 대는 모습이다.

불을 밝혀 어둠을 몰아내고 난로를 점화하여

데운 공기로 이불을 대신한다.

눈부시게 밝은 햇살이 비스듬히 내려앉으며

그림자를 길게 늘어 빼는 이른 시각이다.

혀를 내밀듯 살아있는 모습의 작설 찻잎을

뜨거운 물속에 서슴없이 집어넣고 작은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안으니 오송송 소름이 돋는다.

신문을 건네주는 아저씨의 손길이 중무장한

두툼한 장갑이고, 종종 걸음을 걷는 여학생의 목에는

첵크무늬 목도리가 나풀거리며 매달려 간다.

일상을 여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렇게 제각각

이리저리 씨줄과 날줄로 엮이어 돌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스런 모습에 풍덩풍덩 돌맹이로

날아드는 각종 사건 사고들... 그리고 정치행태들...

상식과 도를 넘어서는 일련의 일들이

맹위를 떨치며 급습한 강추위보다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