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혼절한 교통사고.

귀촌 2009. 3. 30. 18:51

혼절한 교통사고.


꽝...@@

순식간에 어둠속으로 가라앉은 사고였다.

의식을 회복하고 경찰이 사고 설명을 하는데

그때서야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14일 토요일 고향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

맘이 조금 들떠서였을까...

이른 아침 아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07시30분경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편도 4개차선중 중앙은 버스전용이며 우측으로 좌회전 차선이다.

그 시각 거리는 매우 한산했다.

멀리서보니 좌회전 신호가 들어와 있었고

난 그 신호를 놓치기 싫어 논스돕으로 핸들을 꺾었다.

그러니까 내차는 버스중앙차선을 가로질러 좌회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뿔사...

그 순간 달리던 버스는 운전석문을 옆에서 들이받은 것이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찰라였다.

차는 내동댕이 쳐저 맞은편 인도로 올라타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그것도 전봇대와 가로등 사이를 운 좋게 통과되어 2차 충격은 면했다.


구급차 내에서 의식은 회복했다.

머리엔 쏟아진 유리가루가 빨간 피와 범벅이고

마음은 몸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러나 신기하게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병원에 도착해 어수선한 분위기에 다시 의식은 가물가물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와 주렁주렁 링거병이 매달려 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온몸이 아프고 저려왔다.

머리에서 출혈이 심하긴 했어도 다행이 뇌에 이상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허리와 목 주변, 왼쪽 옆구리가 아파왔다.

실로 교통사고란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사무실을 오랫동안 비울 수 없어 옆구리 통증은

통원치료를 할 생각으로 오늘 퇴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병실을 찾아주었기에 고맙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노구를 이끌고 병실에 오셔서 아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시는 부모님을 뵐 때 가장 가슴이 메여왔다.


자동차는 분명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다.

그러나 정말 위험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안전운행... 조심 조심 또 조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일상은 많은 것을 다르게 구상하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