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수탕.
임자수탕(荏子水湯)
국어사전에는 ‘찬국의 하나. 영계를 곤 국물에 껍질을 벗겨
볶은 깨를 갈아 받친 물을 섞고, 미나리,
오이채, 버섯 따위를 살짝 데쳐 넣는다.’ 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그 요리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번거롭다.
임자는 한자로 표기해서 그렇지 참깨를 말한다. 다시 말해
미나리, 오이채, 표고버섯, 다진 쇠고기 등에 녹말을 씌우고 데쳐서
깻국에 넣어 만든 냉탕이다.
깻국을 만들 때에는 닭을 고아 받친 국물을 부어 가며 갈아서 체에
거른 다음 소금으로 간을 한다.
참깨를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오장이 윤택해지면서
머리가 좋아진다고 전래되어 왔다.
참깨는 고소한 향기와 맛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어느 식품에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험생인 아들 녀석이 후라이드 치킨은 잘 먹는데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끓인 삼계탕은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더위에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기에
아내가 생각해낸 것이 임자수탕이다.
영양가면에서는 삼계탕보다 우위에 있으며 시원한 냉국으로
먹을 수 있기에 아들 녀석에겐 더없이 좋은 식단이라 여긴 것이다.
또한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정성과 시간이 배가되기에 바쁘지 않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궁중의 수랏상에나 오른 음식이란다.
우선 맛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닭의 기름기를 제거하고 참깨와
어우러진 맛은 고소하며 시원한 오이 맛이 아삭하다.
냉장보관 했다가 한두 번 먹기엔 그만일 것 같다.
세상은 하 수상한 시절을 통과하는 과정이다.
위태위태한 가운데 지혜롭게 견뎌냈으면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늘 불안하다. 그렇다고 조바심에 안달복달 할 것만은 아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뭔가 작은 변화라도 가져 보려 해야 한다.
작게는 더위에 지치지 않고 건강히 여름을 나는 것이
개인의 행복을 가져 오는 것이며, 사회적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오락가락 하는 빗물 속으로 시간은 또 그렇게 녹아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