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추위야 반갑다.

귀촌 2009. 12. 16. 10:02

추위야 반갑다.



밤새 꽁꽁 얼었던 차 창문이 문을 여닫는 순간

파삭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엄하게 추운 아침이다.

오랜만에 맹위를 떨치는 동장군 앞에

왜소한 내 육체는 감당 못해 쩔쩔맨다.

강원도 홍천 어느 산야에서 이보다 더 추웠던

혹한기에 야영을 하며 군대생활을 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속절없는 세월은 그 기운찬 진액을 죄다 날려 버렸나보다.

그러나 이 짧은 고통마저도 그리워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점점 더워지는 지구위에 우리는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으니까...

코펜하겐에서 논의되는 과정이 각국의 이해관계로

순탄치 만은 않은 모양이다.

우리는 각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와 있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개선되지 않는다면 숨차 헐떡이는 지구를

구하진 못할 것이다. 당장 내 앞에 놓인 문제도 아닌데...

우선 편리할 대로 생활하면 된다고 여길지 모른다.

내 자신부터도 내복을 입거나 자동차 운행을 자제하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이 지구가 언젠가는 화가나 겉 표면을 점령한 인간을 외면할지도 모른다.

후손에게 빌려 쓰는 이 소중한 환경을 이제는 본격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사계절이 각각 계절다움을 찾고 사람 또한 인간다움을 찾아간다면

추위도 반갑고 세밑의 허전함도 달래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