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찬란한 추억

귀촌 2010. 1. 3. 00:17

찬란한 추억



때론 유치하게 또 어떤 땐 품위 있게 사람과 사람사이에 바람이 일렁인다.

그 자체만으로 신선함과 끝없는 욕망이 교차한다.

삶의 에네르기 활화산처럼 뿜어져 나와 걷잡을 수 없이 넘실댈 때

오직 살아있음을 실감하고 희열을 만끽하는 그 절정의 사랑

엄동설한 얼음위에 댓잎을 깔고 밤을 지셀 지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수정처럼 찬란한 추억이 될 것이다.

살아가면서 이런 눈부신 추억하나 가슴에 간직하고 산다면

행복한 삶이라 하겠다.


마음으론 지천명이 되었음을 부정하지만

해가 바뀌어 이제 그 대열에 들어섰다.

억지 주장을 하자면 아직 음력 섣달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는 얘길 하겠지만

만천하가 2010년을 외치는데 어찌 하겠는가...

20대에는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른다. 그 이유 또한 젊기 때문이다.

조금만 운동을 해도 굵은 힘줄이 툭툭 불거져 나올 것 같았던 그 시절에

열렬한 사랑에 가슴앓이를 했던 기억이 나이 들었음을 인식하는 이 신년 초에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것일까... 그 답 또한 나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그 시절엔 고민도 그리 많았던가.

80년대라는 시대상황이 힘들었고, 농부의 아들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그러했다.


아내는 일 때문에 못 들어 왔고 아들 녀석은 친구들과 스키타러 간다고

나가버리자 혼자 덩그러니 질그릇 같은 표정으로 있으려니 보이는 공간이 너무 넓다.

TV로 바둑 두는 것을 보다 지루하여 독서를 하겠다고 책을 폈는데 도무지

책장이 넘어가질 않는다. 도대체 이 공허함은 무엇이며 나도 모르게 와인보다

더 빛깔 좋은 복분자주를 유리컵에 따라 홀짝거리는 것은 무슨 시추에이션이란 말인가...

모든 것이 젊은 날의 그 찬란한 추억하나가 예고도 없이

기억 언저리를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도 그 젊은 시절의 사랑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아니,

좀 더 세련되고 멋있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ㅋ ㅋ


아직 시무식은 하지 않았지만 올핸 좀 더 멋있는 삶을 연출하고 싶다.

운전하면서 얌체 같은 운전자가 끼어들어도 속으로 욕하지 말고

나와 무관한 사람이 찾아와 시시껄렁한 얘길 하더라도 잘 받아주고

누군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기쁘게 생각하여

품격을 높이는 생활을 해보고 싶다.

올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