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기상관측이래 최고의 폭설과 혹한에 한반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습기를 몽땅 빼앗겨버리고 사막화 되어가는 곳보다는 낫겠지만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구의 이상기후 조짐은 오래전부터 학자들의 끊임없는 지적이었지만
요즘처럼 피부에 와닿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모형을 제시하며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는 학자들의 견해를 보면
좀처럼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규칙적인 자연현상의 틀을 인간은 조금씩 생활의 편리 혹은 이익을 위해 허물어 왔다.
물론 이것은 순전히 인간의 잘못된 습성에 의한 것만은 아니겠지만 일조를 한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역으로 수순을 밟아가면 되겠지만 그게 어디 쉽겠는가...
단시간에 과학이 발전하여 국지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는 있겠지만
자연현상을 인간의 힘으로 제어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어떻게든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탁월한 적응력을 발휘하여 견뎌내야 할 일이다.
월요일은 폭설에 운전할 엄두를 못내다 어제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용인 서울간 새로뚫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 주변 산야가 온통 눈속에 파묻혀
와~ 하는 탄성을 절로나게 만든다. 차를 멈추고 카메라에 담고 싶은데 마땅히 멈출곳이 없다.
그저 조심조심 앞차가 가는 길만 따라가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을 뿐이다.
멀리서 출퇴근 하다보니 뜻하지 않게 이런 선물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내의 큰 도로는 장비를 이용해 눈을 치웠지만 이면도로는 그대로 얼어붙어 있다.
큰길도 일부 눈이녹으며 얼어붙어 이곳저곳 발바닥의 티눈처럼 단단히 박혀있다.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덜컹덜컹 신음소리를 내며 달린다.
폭설은 아름다운 광경을 펼쳐보여 탄성을 자아내게도 하고 또 실생활의 고통을 동반하여
신음소리를 내뱉게 하기도 한다.
사람사는 세상이 모두 이와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다.
즐거움과 고통 그리고 이겨내는 희열 같은 것을 늘 반복하는 그런 보이지 않는 법칙 말이다.
위에 적시한 그림처럼 학자들은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은 속출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미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될 일이라면 철저히 대비도 해야겠지만
그 자체로 기분좋게 즐길 수 있는 꺼리도 찾아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이라도 찾아 해봐야 할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