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자작시.

연아 피겨여왕 등극 하던 날.

귀촌 2010. 2. 26. 22:56



 

 

연아 피겨여왕 등극 하던 날


 

                          이제영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냉엄한 빙판

칼날로 경계를 이루며 뜨거운 피는 소용돌이 치고

음악은 둘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신의 선물

제비꼬리보다 날엽한 손끝은 바람을 가른다


차가운 바닥을 차올라

순간의 정지된 호흡으로 세계를 휘감고

넋을 훔쳐 탄성을 불러 모은 神技

흐르는 듯 모이고 멈춘 듯 내뻗는 당찬 기운

최초 최고의 수식어는 차라리 부끄럽다


스무 살 처녀의 여린 곡선 속으로

사람들의 시선은 순식간에 빠져들고

일상의 시름은 숨죽인 하루

찬란한 금빛 매달이 내 것인 양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