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중대3소대10생활관168번 훈병 이상민
1중대3소대10생활관168번 훈병 이상민 에게 전해주세요~^^
오늘로 네가 입대한지 1개월이 되었구나...
이제 남은기간 20개월... 조금 더 지나게 되면 세월 빠르다는 것을 실감할 거다.
물론 지금이야 훈련기간이라 마냥 더디게 느껴지겠지만...
어제 비로소 박하사의 소식이 올라오고 편지도 출력했더구나.
그동안 컴퓨터 고장에 애먹었다는 내용과 함께 말이다.
중대 알림판에 궁금하다는 글을 실었더니 방문자수가 급증했었다.
그만큼 여러 사람들의 심정이 모두 같았다는 반증이지.
마지막 한주를 남겨놓고 있으니 훈련병으로서는 말년(?)이 아닌가 싶다.
야간행군이 제일 힘들지 않을까 싶다만 사격이나 수류탄 훈련에 비하면
위험하지 않으니 염려는 덜 되겠다.
3월8일 날 가능하면 네 엄마랑 같이 내려가 보마.
어느 부대로 배치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그러나 어디든 환호하거나 실망할 이유는 없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니까.
요즘 뉴스의 초점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의 민주화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총격전이 난무하고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격이 들썩여
세계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물가도
생각보다 많이 올라 경제부처 공무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인상이다.
아직까지는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지.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늘 뭔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또 새롭게
변모해 간다. 좋든 싫든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국가든 개인이든
미래를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군대에 있는 동안에도 가능하면 신문을
접하려고 노력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네 생각을 비춰보고 나름대로 판단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든 군대생활하면서 어떻게 이런 것까지 신경 쓰겠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만,
이제는 어엿한 성인으로 또한 중요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중받을 연령이기에
꼭 필요한 과정이자 덕목으로 삼아주길 바란다.
지금까지 생활하며 안일하고 나태했던 생각이나 행동이 훈련소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많이 가다듬어 지고 있는지 네 자신이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고 또 어떻게 변할 것인가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살아가게 되어있다. 굳이 사회적동물이란 말을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오늘 이 편지가 전달되진 않겠지만 한 달 째 되는 날인만큼 감회가 새롭겠구나.
내일 토요일 날씨는 좋고 모래 일요일부터는 비바람이 몰아치며 다음 주는
봄 샘 추위가 몰려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이런 날씨에 방심하여 감기 걸리기 쉬우니
체온관리 잘 하여 퇴소 시에 건강한 모습 볼 수 있길 바란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하고 있으리라 믿기에 초창기보다 걱정은 덜 된다.
거실의 란초에 꽃대가 올라오더니 어느새 꽃망울을 터뜨려 그윽한 향이 넘친다.
너의 남은 훈련기간도 저 란 화분처럼 보람 있게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구나...
다음에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주말 잘 보내렴~
보고 싶은 아들아 사랑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