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비 내리던 날.

귀촌 2011. 10. 16. 13:50

 

2011년10월15일 가을비

 

 

 

그동안 뭉그적거리며 떠날 줄 모르던 늦더위에 화풀이라도 하는 양

가을 빗줄기는 번개 천둥을 동반하고 요란하게 퍼부었다.

순식간에 들이닥친 게릴라들의 군화 발처럼 무지막지하게 나뭇잎들을 땅바닥에

팽개치며 길을 걷는 행인들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몇 번 피하며 종종걸음을 하다 쉽게 피할 곳을 찾지 못하자 어떤 사람은 그냥

의연하게(?) 걷는다.

마치 내 자신이 그 빗속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걷다가 금방 사무실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이렇듯 대낮인데도 자동차 전조등이 당연시 하게 보일만큼

사위는 어둠과 안개 그리고 세찬 비바람이 순식간에 점령해 버렸다.

금방 커피 잔을 내려놓았는데 어수선한 빗줄기를 보며 어느새 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차가운 빗방울이 찻잔 속으로 뚝~뚝~ 몇 방울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어제 비와 함께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가을과 긴 포옹을 한 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