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어느날 오후

귀촌 2017. 8. 22. 18:42

어쩌면,

우리 나이를 하루해로 치면

중천을 지나

서쪽으로 30도쯤 기운 시절이

아닌가 싶다.

돌이켜보면 산다는 것이

별것 아니었던 같은데

여전히 욕심 부리고 집착하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곤 한다.

철학이나 종교학 또는

사회현상의 그 어떤 학문으로도

삶의 근본을 투영시킬 수 없기에

생활인으로서의 현실은 늘

막막하다.

굶주린 영혼의 고뇌에 찬 표정

씩씩했던 나뭇잎이 마지막

물감을 머금어 치장하고

미련 없이 땅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가을이 머지않았다.

우리네 삶도

어쩌면, 어쩌면 말일세

가을날의 화려한 물감을 준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