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겨울비 내리는 날에
귀촌
2017. 11. 25. 16:50
계절은 이미 겨울 속으로 들어왔건만 얼마나 더
추위를 몰고 오겠다고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를 뿌려대는가
낮 시간인데도 밤처럼 어둡고 실내조명이 더욱 또렷해졌다.
텅 빈 거리에 연이어 물소리를 내며 차량들이 질주하고
우산을 받쳐 든 사람들은 종종걸음이다.
거리의 상점에는 손님대신 빗물소리와 잡다한 소음만 한가득 밀려든다.
오늘 같은 날은 부침개에 쐬주 한 잔 마시며 시시껄렁한 이야깃 거리로
복잡한 생각들을 털어내기 딱 좋은 분위기다.
또한 온 몸에 땀이 흥건이 고일정도로 질펀한 섹스를 하기에 어울리는 날씨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머릿속의 생각일 뿐이며 정녕 몸은
사무실 밖으로 한 발짝도 옮기지 못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아니, 나는 지금 어디를 지향하는 생의 운전대를 잡고 있단 말인가?
고장난 네비게이션에 의존하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길치가 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