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2019. 9. 7. 15:17




태풍

                  이제영


 

바닷물이 뒤척이며 용트림한다.

살아 있는 모습으로 포효하는

엄청난 바람손이 잡히는 대로 할퀴어댄다.

살아있는 지구 민낯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괴기스런 소리

덜컹덜컹 초대받지 않은 손님처럼 흔들어댄다.

마치 꼭 전할 말이 있는 것 마냥 끈질긴 외침

안으로 잠긴 문

밖으로 던진 시선

그 사이를 파다닥 소금처럼 빗물이 튄다.

서성이던 마음이 공포심 속으로 툭툭 꺾여 들어간다.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벨 공중 가득 넘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