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현상
약3개월마다 대학병원에 내원하는데 오늘은 병원 풍경이 이채롭다.
입구에서 문진표를 작성하고
출입 시 열을 첵크한 후 옷소매에 딱지를 붙여준다.
실효성은 의문이지만 마음가짐을 재차 일깨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환자와 의사 간호사 모두 힘든 시절이다.
문진표를 제출하고 손소독제를 바르고 대기석에 앉았다.
죄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눈만 빼꼼히 내보이고 있다.
안경에 김이서려 불편하지만 이 정도는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의학이 발달하여 조기에 발견 및 치료도 이루어지고 있기에
과거 흑사병처럼 대거 사망자가 나오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득 시간, 다시 말해 세월이 흘러 과거와 달리 현재에 이른 시점 이란 것이
전혀 다른 세계를 펼쳐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바꿔놓고 사람과 자연현상도 바꿔놓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 안에서 지구라는 이 행성의 시간과 다른 행성의 시간은 동일하지 않다는 얘길 들었다.
이른바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말이다.
그러나 이 지구상에서 그것을 실험하여 실증적으로 보여줄 여지는 없다.
어쨌든, 우리는 이 시간 속에서 일정기간 한정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더 넓게 보면 모는 자연이 그 지속가능한 시간이 다를 뿐 이론적으로는 유한할 뿐이다.
따라서 시간이 없는 곳, 즉 시간의 개념자체가 없는 곳이
종교에서 말하는 영생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천국이나 극락 같은 곳이 시간이 없는 곳이어야 가능하지 않겠는가?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그 어떤 세상(?)이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신종코로나 상황을 보다 더 여유롭게 견디는 방법은
무엇엔가 몰두하여 시간의 흐름을 잊고 지내거나 한정된 시간을 이곳에서 유한하게 살고 끝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머지않아 날이 풀리는 것처럼 세상은 평온을 되찾을 것이며 내 자신은 무사할 것이란 믿음으로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것이
한정된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