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타임캡슐.

귀촌 2009. 1. 5. 11:41

   새해를 맞아 첫 휴일이었던 어제

온 가족(아내와 아들)이 늦은 점심으로 잔치국수를 먹기위해

식탁에 모여 앉았다.

멸치와 다시마, 양파, 매운고추...기타 아내만의 비법(?)으로

시원한 국물을 만들고 그 안에 국수가락을 넣고 끓인다음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 맛은 나름 일품(?)이다.

키가 큰 아들녀석은 한 그릇으론 어림없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다 아내가 우리 가족만의 '타임캡슐'은 어떨까?

라는 다소 엉뚱한 제안을 한다.

'오마니~우리집에 캡슐을 묻을 곳이 어딧어요?'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되받는 아들녀석.

그렇구나...죄다 콩크리트 바닥인데...

'꼭 땅에 묻어야만 된다는 법이라도 있겠니? 그 내용이 중요하지...'

이렇게 시작된 타임캡슐 얘기가 복잡한 논의를 거쳐

물건을 넣을 수 없으니 각자의 계획이나 희망사항을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자기만의 방식으로 밀봉하여 한 곳에 보관 하자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각자 A4용지에 세식구는  5년후의 자기모습을 그려 어떻게

살아 낼 것인가를 기록하여 콜크 마게가 있는 병에 넣고 밀봉후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하였다가 5년후 얼마나 실행 하였는지 가늠해 보자는 것이다.

다소 엉뚱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이벤트다.

우선 막연한 희망을 중 장기적으로 좀더 구체화 시켜볼 수 있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제어 할 명분이 생기며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노력하여 자기만족을 확인해 볼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5년후 결과가 좋으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설령 그렇지 않는다 해도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설계하지 않는 미래의 그림은 구체화 될 수 없다.

아름답게 밑그림을 그리면 색칠 하기에 수월하고 그 결과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우리 가족의 타임캡슐

5년후 확인 할 때 얼굴가득 미소로 되살아 나길 노력하고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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