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밟는 소리가 좋아 공원에 나가곤 한다.
등산을 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몸 상태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기꺼이 즐기는 경우다.
저 낙엽처럼 이제 떨어져 내릴 일만 남았는지도 모른다.
때가되어 미련 없이 지상으로 내려앉은 낙엽
살아있는 느낌은 없지만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인간은 어떨까?
죽어 묻히거나 한줌 재로 남는다 한들 존재 그 자체를 어떻게 볼 것인가?
가까이 하기엔 부담스런 한낱 몸뚱이에 불과 할 것이다.
다만, 그가 살아온 발자취와 어떤 이념 내지는 생각들이 현존하는 사람들에게 어필될 뿐이다.
그렇게 놓고 보면 “나” 라는 존재를 어떻게 남길 것인가?
내년 봄에 한껏 수액을 빨아올려 파릇한 새싹으로 돋아나는 이파리들을 볼 수 있을까...
아마, 어쩌면 내 시야에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그렇든 그렇지 아니하든 주변의 어떤 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생각하는 방법과 자기 성찰의 과정에 놓일 사람들이 몇 몇 남아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