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리움을 안고 산다는 것은}

귀촌 2009. 5. 13. 11:52

[그리움을 안고 산다는 것은]



가끔

목젖까지 올라오는 그리움을

삼킨 적 있었다.

꺽꺽 고통스럽게 가라앉곤 했지.

그리고 또 몇 해가 지났다.

완전히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줄 알았는데

낯익은 전화번호가 찍혔다.

무심코 확인 차 통화버튼을 눌렀는데

‘여보세요~’

‘................’

오소소한 느낌이 들 정도로 또렷이 전해오는

그 음색의 강렬한 떨림

다 잊은 줄 알았는데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줄 알았건만

일시에, 

순식간에 전율로 다가와 현기증을 불러온다.

정확한 이유도 모르고

왜? 라고 묻지도 못한 채 헤어졌던 그 사람이다.

단 한 음절을 듣고 단박에 알 수 있는 자신이 놀랍다.

절절한 그리움도 세월 앞엔 희미해져 결국

지워지는 것으로 여겨왔다.

그리고 그렇게 잘 견디며 살아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짧은 순간에 뒤집힐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결국 만날 수 있는 처지가 못 되어 또

세월이 흘렀다.


아이가 장성한 지금은

담담히 삭여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낯선 전화번호는 찍히지 않는다.


그리움 이란 것은 어쩌면 늘 엇갈리는 그 무엇이다.

또 그것을 안고 산다는 것은 행복한 삶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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