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안고 산다는 것은]
가끔
목젖까지 올라오는 그리움을
삼킨 적 있었다.
꺽꺽 고통스럽게 가라앉곤 했지.
그리고 또 몇 해가 지났다.
완전히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줄 알았는데
낯익은 전화번호가 찍혔다.
무심코 확인 차 통화버튼을 눌렀는데
‘여보세요~’
‘................’
오소소한 느낌이 들 정도로 또렷이 전해오는
그 음색의 강렬한 떨림
다 잊은 줄 알았는데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줄 알았건만
일시에,
순식간에 전율로 다가와 현기증을 불러온다.
정확한 이유도 모르고
왜? 라고 묻지도 못한 채 헤어졌던 그 사람이다.
단 한 음절을 듣고 단박에 알 수 있는 자신이 놀랍다.
절절한 그리움도 세월 앞엔 희미해져 결국
지워지는 것으로 여겨왔다.
그리고 그렇게 잘 견디며 살아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짧은 순간에 뒤집힐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결국 만날 수 있는 처지가 못 되어 또
세월이 흘렀다.
아이가 장성한 지금은
담담히 삭여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낯선 전화번호는 찍히지 않는다.
그리움 이란 것은 어쩌면 늘 엇갈리는 그 무엇이다.
또 그것을 안고 산다는 것은 행복한 삶이고...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자수탕. (0) | 2009.06.09 |
---|---|
여심과 꽃의 향연. (0) | 2009.05.20 |
어버이날에 생각나는 것. (0) | 2009.05.08 |
'토지' 마지막권 읽은 날에... (0) | 2009.05.06 |
자동차와의 재회. (0) | 2009.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