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5일.
소설가 박경리님의 1주기가 오늘 이었음을
9시 뉴스를 통해 알았다.
공교롭게 21권으로 된 ‘토지’ 마지막 권을 읽은 날이다.
모두 읽는데 10여 개월이 걸린 것 같다.
이번 연휴기간에 마지막 두 권을 읽지 않았다면
또 몇 일을 더 보내야 했을 것이다.
게으른 탓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맘먹고 책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소설 속 수많은 사람들의 명멸을 보면서 참으로 세월이 덧없고
삶이란 게 허망하고 개개인에게 주어진 운명이란 것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허허로움이 가슴을 짓누른다.
일제 강점기의 다양한 삶을 김장김치처럼 양념이 고루베게 잘
버무려 맛있기 익힌 소설이다.
부분부분 현실적인 개인의 생각과 다른 면도 있었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요소요소에 빈틈없이 배치하며 삼배옷감을 짜듯
써내려간 방대한 작품은 소름을 돋게 하기에 충분했다.
‘혼불’ ‘태백산맥’ 등과 같은 대하소설과 또 다른 독특한 색체를
갖고 있는 ‘토지’
읽는 동안 그 시절의 아픔과 회한 안타까움 등을 함께 했는데
이제 또 어떤 낙으로 살아갈까...
내일은 또 새로운 태양이 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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