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세월호 침몰 사고 앞에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귀촌 2014. 4. 19. 23:18

세월호 침몰 사고 앞에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온 나라를 슬픔의 소용돌이 속으로 쓸어 넣은 사건

수 백 명의 어린 학생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처참하게 마감된 침몰사고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더욱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을 느낀다.

 

승선하던 날 짙은 안개로 인해 출항이 어려웠으나 이를 무시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제일 위험한 지역에서 신참에게 배를 맡긴 선장의 행태,

연이어 허둥대며 배가 기울자 제일 먼저 도망쳤다.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 이런 사고는

있을 수 있었다고 치자.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의 과정이다. 엄청난 재난사고가

발생하였지만 컨트롤타워는 없고 수많은 본부들만 생겨나 우와 좌왕 귀중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말았다. 방송들은 하나같이 어렵고 힘들다, 물살이 빠르다, 날씨가 좋지 않다...

이런 말들만 앵무새마냥 반복하고 있다.

 

애틋한 사연들은 온 국민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고 그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면

인간인 이상 밥맛을 잃고 삶의 의욕이 꺾일 만큼 착찹 하기만 하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정부의 대처능력은 한마디로 수준 이하다.

정말 무능함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통탄을 금치 못할 모습이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위기 상황에 놓이면 누굴 믿고 침착하게 대응한단 말인가...

오직 개개인의 힘으로만 해결해야 한다면 국가는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슬픔에 잠겨 잠 못 이루고 물 한 모금 편하게 넘기지 못하는 학부모의 심정을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살아남은 사람들의 상처는 또 무엇으로 어루만진단 말인가...

숭고한 인간의 존엄성이 엄청난 사고 앞에 너무나도 가볍다.

칠흑같이 어둡고 차가운 바닷물이 점령한 뒤집힌 배안에서 사투를 벌이다 꺼져간

생명들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산다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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