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자작시.

세월호에 꺾인 꽃 같은 넋이여.

귀촌 2014. 5. 5. 11:52

 

세월호에 꺾인 꽃 같은 넋이여.

 

                                               이제영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이 펼쳐지는 산야에

진홍빛 통곡의 메아리가 넘실댄다.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끝끝내 믿고 만

여린 영혼들의 꽃 같은 넋이

애끓는 부모의 심장을 넘어

온 세상에 노란 물결로 너울거린다.

 

그 어떤 참사가 과정 과정에 의문투성이가 없겠냐만

태생부터 끝까지 모순과 허점투성이로 점철된 예는 없었기에

온 국민의 애처로움을 넘어 공분의 대상이 된 세월호

미숙한 대처에 갖가지 추측만 난무하여 산자의 가슴을 끝없이

난도질 한다.

 

인간을 믿고 또 지구상의 모든 신들을 믿고

구조 되리라는 희망은

허망하게 꺾였구나.

애달픈 사연 사연들이 산자들의 눈시울에 점점이 박혀온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잔혹한 현실은 겹겹이 에워싸고

유가족의 망연한 눈빛은 고독하게 심해의 물길을 건저 올린다.

 

꽃 같은 넋이여,

피를 토하는 어머니의 한맺힌 절규

온 몸이 떨려 연신 허방을 짚고 비틀거리는 아버지의 분노

마지막 문자 메시지를 차마 되뇌이지 못하는 심정 심정들을 놔두고

바다 밑 어느 지점 어떤 통로를 통해 다른 세상으로 갔느뇨?

 

꽃 같이 붉은 여린 넋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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