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한강으로 이어지는 천변에 나갔다.
청계천 보다야 못하지만 가지런히 정돈된 모습에 맑은 물이 제법이다.
양쪽으로 이쁘게 산책로를 만들고 곳곳에 운동기구도 설치해 놨다.
어떤 사람은 완전무장(?)을 하고 자전거로 쌩~ 달려나간다.
모자 깊이 눌러쓴 아줌마, 핫 팬츠로 시원하게 달리는 아가씨, 손뼉을 치며
걷는 사람, 아령을 들고 일하듯 무겁게 지나는 사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가운데로 흐르는 물위로 오리 몇마리가 둥둥 떠다니며
넓적한 주둥이로 연신 뭔가를 헤집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이다.
무성하게 자란 갈대무더기 흔들며 시원한 바람이 강안(江岸)을 핥고 지나간다.
누가 심었는지 토란잎이 연잎마냥 넓은 공간을 받쳐든 채 흔들거린다.
아무렇게나 자라난 무성한 풀, 줄지어 서있는 여름꽃들, 띄엄띄엄 초병처럼 시립한 해바라기...
그곳은 자연이 내뿜는 상쾌함이 묻어난다.
비온 뒤라 모든 생명체가 유난히 더 싱싱해 보이는 아침이다.
느릿느릿 걷다가 허리돌리는 운동기구에도 올라서 보고
물구나무 서는 기구로 하늘도 올려다본다.
둥~ 떠가는 구름이 거꾸로보니 이체롭다.
아침은 어느새 저만치 여름이 비켜서고
높은 하늘위로 가을색이 흐른다.
자연은 이렇게 또 한 바퀴 돌고 있는데
일상의 업무는 무채색으로 잠겨있다.
그래도 오늘 아침 산책길은 참 행복한 시간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문턱이면 그리운 것.. (0) | 2008.08.25 |
---|---|
란(蘭) 사랑.. (0) | 2008.08.23 |
병원 다녀오는 날에... (0) | 2008.08.15 |
휴가 (0) | 2008.08.04 |
일상의 작은 즐거움. (0) | 2008.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