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깨끗한 이아침에 자살 율 세계1위를 생각한다.
넉넉히 내린 봄비에 초록은 한층 생기발랄하다.
정체된 채 뿌옇게 떠돌던 도심의 매연도 씻겨 내려가고
하늘도 마스크를 벗고 파란 얼굴을 자랑한다.
살랑거리는 바람과 투명한 햇빛
이 모두가 오늘 아침 우리들에게 선물로 안겨온 자연의 모습이다.
순간순간 여유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느낌은 감미롭다.
그러나 어떤 곳은 파헤쳐지고 또 다른 곳은 베어지고 찢겨지는
아픈 상처로 남는 것이 현실이기도 한데 대게는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는 참담한 모습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의 생물과 무생물은 선택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자연도 이러할 진데 인간사회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굴곡 없이 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신의 선택을 받은 대단한 사람인지 모른다. 보는 시각에 따라
각양각색의 해답을 보이겠지만 우선 건강하고 힘들더라도 일을 통해
삶을 구현해 가는 사람은 행복의 토대를 갖췄다고 봐야겠다.
OECD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자살 율이 1위라는 보도가 있었다.
거기다 최근엔 인터넷을 통한 집단자살 이라는 끔찍한 뉴스도 있었다.
대부분이 사회적 불안심과 경제적 고통을 동반한 경우로 확인되었다.
수없이 많은 인간집단에 몇 명쯤 없어진다 해서 표시가 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식구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면 무덤덤하게 흘려버리는 것이 또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는 분명
인간적인 가치를 상실해 가는 깊은 내상이 있다는 반증이다.
건강 잃고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망도 없는 이 사회에서 희망을 얘기 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가끔 암담한 절벽을 느낄 때면 죽음을 생각한다.
한 편의 영화가 끝날 때 자막으로 올라오는 THE END처럼
내 생의 장막을 걷어 올려 ‘끝’ 이라는 글자를 내보이고 싶은 충동은 왜일까...
가능성을 보지 못했을 때 오는 상실감이다.
경제적 능력을 잃으면 사람대접도 함께 없어지는 것이 냉혹한 현실인데
건강까지 잃고 그 의지마저 꺾이면 남는 것은 암담한 터널뿐이다.
빛이 없는 어둠. 그것이 가져다주는 공포. 보험금으로라도 남은 가족을
위하고 싶은 애잔한 사랑. 이런 것들이 손짓하며 다가올 것이다.
생명의 가치는 인간이 판단할 영역이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 존엄하다는 숭고한 생각은 결정지을 수 있다.
과거에도 그래왔고 또 앞으로도 자기 결정권에 의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자살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중의 하나는 희망이 없다는 생각과
그로인해 스스로의 존엄성마저 상실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오는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런 저런 복잡한 생각은 아랑 곳 없이
그저 목숨만이라도 부여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나의 경우에는 전자에 속할 것 같다.
이를테면 전쟁터에서 포로로 살아남느니 깨끗이 자결하는 심정이랄까...
여기에는 종교적, 윤리적 의미는 배제된 상태를 말한다.
이 사회가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해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경제적 어려움에 의한 출산율 저하나, 자살 하는 사람만큼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기초적인 사회 안전망이란 이 영역을 아우르고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 민주주의나 공산주의 같은 현 체제 하에서는
결코 도달 할 수없는 이상향일지 모른다.
어떻게든 빈익빈 부익부라는 문제만 해결 한다면 어느 정도는
상쇄시킬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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