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오호츠크 해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북동 기류와
북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남서 기류가
충돌하여 동서로 길게 형성되는 구름 띠를 장마전선 이라 일컫고
그 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며 장기간 지루하게
비를 뿌리는 것을 장마라 한다.
오늘부터 한반도는 이 기간에 돌입하여 자주 비가내릴 것이라는 예보다.
어느 노래가사처럼 비닐장판에 발바닥을 쩍쩍 달라붙게 하는
장마철... 사람들의 내밀한 속마음은 어떨까...
우선 밖으로 쉽게 나다닐 수 없으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어떤 사람은 튀김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을 찾고
또 어떤 이는 커피나 부침개를 찾는다.
연인끼리 영화관에서 오붓한 시간을 갖기에도 좋은 조건이다.
사방은 온통 빗물이 점령해버린 갇힌 공간.
각자의 공간에 고립되면 사람들은 본능에 더욱 충실하게 된다.
자동차를 타고 거리를 질주한다 해도 여전히 내리는 비를 피할 수 없다.
비는 전 방위로 뿌려지며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맨다.
후텁지근한 기온과 끈적거림이 때론 불쾌하게 만든다.
그러나 농염한 분위기에 땀이 흥건히 젖을 만큼 사랑을 나눈 뒤
찬물로 샤워를 하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을 때 느끼는
아주 특별한 감촉은 어쩌면 장마철이 최고다.
찾아보면 장마에만 즐길 수 있는 삶의 향기가 도처에 많다.
그냥 맘 편하게 과자봉지 하나놓고 독서에 몰입하기에도 좋고
바둑판에 풍덩 빠지기에도 적합하다.
무엇엔가 몽땅 몸과 마음을 내려놓기에 적합한 감정이 형성되는
묘한 분위기가 장마철이다.
적당히 차단된 햇빛과 불필요한 접근을 차단하는 빗물 그리고 조용함
이런 자연 요소들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본능에 충실하게 만든다.
장마기간에 불편한 점도 많지만
나름 좋은 것만 취한다면 어마든지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비 내리는 주말
당신은 어떤 즐거움을 찾으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