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은 일상의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실감하게 되었다.
혹한의 날씨에 갑자기 내린 눈이 한 수간에 모든것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퇴근길 도로위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였고 고속도로는 사뭇 명절분위기가 날 정도로 꽉 막혔었다.
어렵게 도착한 동네에서 주유소를 찾아가는 과정에 사고가 생겼다.
삼거리지만 신호를 받아 우회전 하는 곳이었고 30여미터 전부터 진행신호가 들어과 이동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각선 방향에서 좌회전 하는 차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그만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말았다.
왜 신호위반 하면서 사고를 유발시키냐고 따졌더니 내 차가 멀게 보여 돌았다고 대답하며
순전히 내가 과속하다 생긴 사고이며 본인과는 무관하다는데 어안이 벙벙하다.
나중에는 아예 신호위반 하지 않았다고 우기는데 불행하게도 블랙박스가 없고 주변에 CCTV마저 없다.
파출소에 가서 물어보니 그런 영상이 없이 신호위반했다는 증거를 뭘로 제시 할 것이냐는 것이다.
내 눈을통해 들어온 기억은 생생한데 말이다.
아침에 부서진 차를 공업사에 맡기고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데 모든 환경이 낯설다.
한 순간에 양심을 버리고 욕설이 난무하는 그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 정말 싫고 인간에 대한 염증이 느껴진다.
생일을 맞아 가족들과 단란한 저녁을 함께 하려던 구상은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그래도 몸이 다치지 않아 다행스럽게 여기라는데 몸보다 마음이 다친 상처가 더 깊다.
지구상의 인간들 중 겉모습만 인간인척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