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春來不似春

귀촌 2020. 3. 18. 19:26


春來不似春 이란 말이 올해처럼 실감나는 해가 또 있었을까 싶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만물의 영장이라 여겼던 인간이

속절없이 상하는 이 현실이 마치 영화 속의 비현실처럼 느껴진다.

사회적동물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로를 기피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적응하기 어렵지만 적응해야만 한다.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를 격려해야 한다고 본다.

물리적인 거리는 떨어져 있어도 마음의 거리는 더욱 좁혀야 하고

통신수단을 통해 소통하고 안부를 묻는 지극히 인간적인 활동들이

어려운 이 시절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생각할 시간도 생기고

조용히 독서할 시간도 확보된다고 여기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이맘때 들녘은 아지랑이 이불삼아 파릇한 새싹이 올라오고 그 위로 산들바람이

어여삐 어루만지며 얼었던 대지는 몸을 뒤척여 푸는 시절이다.

도심 속 콘크리트 벽에 갇혀 사는 사람들은 주말이면 이런 산이나 들을 찾아

찌든 때도 날려버리고 심신을 추스르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다.

불행하게도 2020년 봄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실종되고 말았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이 없어 난리고 대기업도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

비상상황이다.

지구촌은 세계화 되어있고 개개인은 사회적동물이기에 혼자서 살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사람과 사람이, 국가와 국가가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반증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상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소중한 내 삶의 동반자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나만, 내 가족만, 우리만 이라는 생각으로는 이제 더 이상 이 지구촌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절임을 자각했을 때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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