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득, 바람 선선, 낙엽 딩굴~
시월의 찬란한 주말 아침이다.
뜨거운물로 달궈낸 찻잔속 거름망에 찻잎을 가두고
다시 또 물을 붓는다.
둥실 떠오르는 찻잎이 찬 바람이라도 쐬일까봐 얼른 뚜껑을 닫아 숨을 죽인다.
매번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우러난 차향...
오늘은 혼자 마신다.
모처럼 혼자있는 시간이 느긋하고 행복하다.
밖에서 간간히 자동차 소음이 귓전까지 돌진해 오지만 대수롭지 않다.
사람사는 세상은 늘 복잡하고 어수선 하다.
과거의 사람들보다 현대인은 훨씬 안락한 생활을 하는데도
몇십배 더 복잡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그것이 또한 현실이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사회에 어찌보면 살아남기도 어려운 숨막히는 현실앞에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가나?
정형화된 정확한 해답은.............. '없다'
얼마전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온 사회에 허무와 왜 사는가? 라는 물음표를 가득 채웠다.
처음엔 아연실색하였으나 이 복잡한 현대사회를 들여다보면 얼마든지 가능한 구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오래전에 알베르 까뮈는 '참으로 위대한 철학은 하나 밖에 없다.그것은 자살이다.인생을 괴로워 하며
살 값어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철학의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이 말은 고대로부터 인간은 자살을 철학적관점에서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억울한 사형을 감수한 소크라테스는 '인간은 자기가 갇혀있는
감옥의 문을 두드릴 권리가 없는 죄수다. 따라서 인간은 신이 소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스스로 생명을 끊어서는 안된다.'라고 했으며, 톨스토이 역시 '인생은 유희가 아니기에
우리에겐 자기만의 의사로 이것을 포기할 권리는 없다.'라고 역설했다.
철없을때 가끔 술자리에서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빼앗아 마시고 '자살'한 것이다. 왜?
그 아내 크산테피아의 바가지긁는게 무서워서...ㅋㅋ 이런 농담도 했지만
목숨을 놓고 어찌 그렇게 희화화 했는지...ㅉㅉ
글로벌화 되어가는 이 지구촌은
총체적으로 자본주의 경제모순에 빠져들고 있다.
인간은 지혜롭기 때문에 이 모든 난관을 잘 헤쳐나갈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그 필요한 시간만큼 많은 사람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억울한 고통도 있겠지만 그것은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혹시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과 늘 의논하라.
누군가와 같이 고민하고 대안을 찾다보면 또하나의 출구가 분명히 보일 것이다.
찻잔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두번째 우리는 찻잎은 젖은 상태라 반항하지 않고 뜨거운 물을 받아들인다.
이미 뜨거움에 적응한 모습이다.
하여, 그 맛도 더 깊이가 있고 그윽하다.
우리의 모습이다.
茶....한 잔 하실래요? ^^
Maksim Mrvica - Saraba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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