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자작시.

낮달.

귀촌 2010. 3. 29. 11:19

 

 

 

낮달. 

 


                  이제영

 


차마 뿌리칠 수 없어

신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여준 달하~

꼬깃꼬깃한 사연 풀어헤쳐 무수한 별빛으로 심어놓고

밤새 잠을 청하지 못한 달하~

새벽녘 어설픈 설 잠에 날 밝은 줄 몰라

살포시 겸연쩍은 표정

 

'사랑' 이 아름다운 감정이 '배신'이란 무참한 단어를 만나

예리한 칼날이 되어 가슴을 도려낸다는 푸념에 너는

내 안의 깊은 심중을 고요한 정신으로 들여다 보라했지

그 심연에 봄이 오면 싹을 틔울 '희망'이란 씨앗이 있다고...

분노와 억울함을 섞어 술로 세월을 보낸다면 아마,

그것은 끝내 빛을 못보고 절명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과 억측의 무례한 감정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봐야 견디는 힘을 얻는다는

평범하고도 귀한 진리를 일깨워 준 달하~

낮에 보아도 낯부끄럽지 않은 어여쁜 달하~

 

'개별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거는 끝나고.  (0) 2010.06.03
꽃비 나리는 봄날은 간다.  (0) 2010.04.26
미궁에 빠진 구직자.  (0) 2010.03.09
연아 피겨여왕 등극 하던 날.  (0) 2010.02.26
지천명  (0) 201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