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이제영
차마 뿌리칠 수 없어
신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여준 달하~
꼬깃꼬깃한 사연 풀어헤쳐 무수한 별빛으로 심어놓고
밤새 잠을 청하지 못한 달하~
새벽녘 어설픈 설 잠에 날 밝은 줄 몰라
살포시 겸연쩍은 표정
'사랑' 이 아름다운 감정이 '배신'이란 무참한 단어를 만나
예리한 칼날이 되어 가슴을 도려낸다는 푸념에 너는
내 안의 깊은 심중을 고요한 정신으로 들여다 보라했지
그 심연에 봄이 오면 싹을 틔울 '희망'이란 씨앗이 있다고...
분노와 억울함을 섞어 술로 세월을 보낸다면 아마,
그것은 끝내 빛을 못보고 절명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과 억측의 무례한 감정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봐야 견디는 힘을 얻는다는
평범하고도 귀한 진리를 일깨워 준 달하~
낮에 보아도 낯부끄럽지 않은 어여쁜 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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