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단상.
투명하여 속살까지 내비치는 햇빛 사이로
초가을은 아침저녁으로만 다녀갑니다.
이를테면 미적 거리는 여름과 동거하는 샘이지요.
계절은 이렇게 릴레이 바통을 이어 받듯 조금씩 겹치며
서로를 밀어주고 당겨주며 서서히 옷을 갈아입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하루하루 시간의 옷을 바꿔 입구요.
이른 아침 눈을 뜨면 24개의 새로운 놈을 매번 손에 받아듭니다.
빳빳한 새뱃돈을 지갑에 넣은 것처럼
늘 새것으로 채워지는 24시간의 하루
이맘때면 그 시간들이 파란 하늘로 자꾸만 날아오릅니다.
날아올라 사방으로 내려오면 코스모스가 되고 단풍이 되고
괜한 그리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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