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안개비 내리는 주말에..

귀촌 2010. 7. 3. 12:44

안개비 내리는 주말에..


연일 오락가락 장맛비가 이어지더니 오늘은

습한 기운을 잘게 쪼갠 안개 가득 피어올라

그 작은 알갱이들이 어깨를 짓누르는 느낌이다.

햇볕이 없어 기온은 오르지 않았지만 눅눅해진 공기는

사람들의 피부를 파충류의 살갗처럼 끈적거리게 만들고 있다.

뜨거운 커피 잔을 매만지니 오히려 반짝 보송함이 감지되고

꿈틀거리던 칙칙한 불쾌감이 수그러든다.

이런 계절에 활성화되는 미생물과 각종 균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하거나 육체를 병들게 한다.

의도적으로 막아내려 애써도 부지불식간에 노출되어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하기에 세심히 신경 써야 한다.

내가 약하면 상대는 강해지기 때문에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은

개개인의 책무이자 공익을 위한 의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적대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살기위해 너를 밟고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황폐화 된 사회를 만드는가...

모두가 다 같이 연인이나 가족이 될 수 는 없겠지만 적어도

싸움의 대상으로는 생각지 않았으면 하는데

너무나 이상적이고 감상적인 것이란 걸 절감한다.

칠월의 첫 주말이 물기 가득한 빨래 같지만

맑게 갤 그런 날을 기다리며 커피 한 잔을 꿀꺽 삼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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