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장맛비

귀촌 2011. 6. 25. 17:58

 

장맛비

 

 

 

장맛비

그냥 맛깔스럽게 내렸으면 좋겠다.

해갈의 청량감만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부어 주면 좋겠다.

도심의 탁한 공기만 씻어주면 좋겠다.

하나 더 욕심을 낸다면

한적한 찻집에서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이면 좋겠다.

이런 조건을 다 들어주면 장마가 아니지.

지루하게 흘러넘치게 쏟아 붓고

곳곳에 사건 사고를 몰고 오고

또 내면의 짜증을 불쑥불쑥 불러낸다.

이 특유의 모습을 지니지 않으면 장마는 생명력을 잃는다.

생명력이 없는 것은 밋밋하고 아무런 감흥도 없다.

우리는 역시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치열함을 지녔기에

맞서 이겨내고 또 대비한다.

장마는 장마대로 인간은 인간대로 살아 있을 때 그 참맛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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