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봄비 내리는 날

귀촌 2017. 4. 5. 11:40

꽃 피는 계절에 내리는

봄비,

겨울과 확실히 이별하는 징표이며

때론 여린 꽃잎을 힘들게 하고

인간의 마음을 훔쳐가는 주범

커피 향을 더욱 깊게 만들고

그저 떨어지는 소리만으로도

잠 못 들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우두커니 창밖을 멍 때리게 하고

괜 시리 우울모드를 불러온다

부침개에 쏘주 한 잔이 어울리게 하고

누군가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봄비는

사랑스런 추억 덩어리며

끝 간 데모를 슬픈 바다이다

처마 밑에 빗물이 고이고

그 물 위로 찰랑찰랑 소리 내어

다가오던 두근거리던 사랑이다

오십 중반의 나이에도

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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