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회갑

귀촌 2022. 1. 6. 18:50

회갑(回甲)

 

산업화가 되기 전까지 회갑연을 여는 집이 많았다.

수명이 짧았던 시절에는 이를 곧 재생(再生)하는 시점으로 여기고

장수하는 출발점으로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회갑연을 하는 사람은 없다.

사실 노인도 아니고 오히려 일할 나이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시기다.

여하튼 그래도 61회의 생일을 맞는 날은 나름 의미 있다 하겠다.

60년을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는데 선뜻 답을 못하겠다.

고통과 슬픔은 많았고 즐거움과 행복은 매우 짧았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민이 생겼으며 중. 고등학교를 거치며 그 번민들이

를 끄적이는 습관으로 자라났던 것 같다.

내성적이라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그것이 독서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대학시절은 어줍은 이념서적에 파묻혀 지내다 학생운동에 몰두하기고 했다.

돌이켜보면 80년대는 암울한 정신세계가 몸과 마음을 지배했던 것 같다.

8812월 결혼 후부터 생계수단을 찾아야 했으며 거의 내 생활은 없었다.

매몰되어 보냈던 세월들이다.

물론 지금도 별반 달라진 생활은 아니다.

다만, 조금 덜 조급한 것 빼곤 말이다. 그러나 건강이 발목을 잡는다.

코로나를 앓고 난 뒤부터는 최우선에 놓고 있는 것이 건강이다.

3~4년 더 준비해 낙향하여 전원생활을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온전히 내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심이 앞선다.
내가 만든 서재에서 독서도 하고 책도 써보고 가끔 여행도 하며 유유자적 하고 싶은 욕심.

이 소박한 바람이 뜻대로 이루어 질수 있도록 몇 년 더 노력해야 한다.

아내와 좀 더 진지하게 의논하고 뜻에 맞는 과정을 거쳐봐야 명확히 보일 것 같다.

 

오늘 나는 다시 사는 출발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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