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네가 없이 나도 존재할 수 없다.

귀촌 2009. 3. 10. 08:48

겨울 끝에 떨어저나온 허기진 추위 한토막이 

이른 아침 내 차안까지 넘보고 있었다.

머지 않아 이런 끝물 추위마저 그립게 될텐데

자신도 모르게 오소소한 한기(寒氣)를 밀어낸다.

배고프면 먹을 음식을 찾고 목이 마르면 물을 찾는 본능처럼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세상의 무관심에 정면으로 맞선다.

아무것도 호락호락 한것 없고

댓가 없이 얻어지는 것 없는 빈틈없는 세상에

힘든 사람에겐 어느 곳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바구니가 없다.

순전히 살아보려고, 생목숨 그냥 꺾어버릴 수 없기에

스스로 만든 법을 어겨가면서라도 생을 유지해 가고싶은 욕망은

어쩌면 가장 밑바닥의 생존본능이 아닐까...

사회주의경제는 이미 오래전에 실패했고

지금까지 승승장구해온 시장경제는 그 한계와 모순점이

여기저기서 곪아 터지고 있다.

그러나 땜질식 처방은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법은 없다고 봐야 할것이다.

인류는 언젠가 또 하나의 가설을 세워 수정 보완된

어떤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내겠지만 그때까진 숱한 사람들이

소리없이 죽어갈 것이기에 안타깝다.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가 일렁이는 시대를 맞고 있다.

급속도로 변화해 가는 시절이기에 세월의 흐름은 브레이크없는 질주 본능이다.

하여, 여차하면 낙오자가 되고 한번 낙오되면 영원히

함께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그래서 너나없이 한 방향으로만 내닫는다.

우리는 네가 없이 나도 존재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 간단한 명제만 인식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척박한 땅에 홀로 자라나는 잡초도 햇볕과 바람,물이 없이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데 인간이야 더 말할나위 있겠는가...

정치, 경제, 사회 모두가 '나' 뿐만 아니라 '당신'이 있기에 가능한 구성이다.

적자 생존의 원리를 적용시킨다면 동물과 하나도 다를게 없다.

적어도 사람사는 세상은 달라야 한다.

내 자신은 열심히 노력했으니 살아도 되고

가난한 사람은 게으르거나 무식하니 죽어도 된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갖는다면

이 사회는 희망이 없다.

당신이 있어 내가 노력할 수있었고, 이만큼 부자가 된겁니다...

형평성은 사람사는 세상이 만들어진 후의 문제다.

이 아침 우리들 주변에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사람이 존재 한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리들의 책임이다.

물론 개인이 책임질 일은 극히 제한적이다.

국가가 나서야 해결될 문제인데 나랏일 하는 사람들은 허구한날

정쟁만 일삼으니 어쩌면 좋을까... 싸움의 원인을 제공하는 쪽이나,

그 원인을 계기로 대안도 없이 투쟁으로 일관하는 사람 모두 제할일 못하는건 마찬가지다.

그러니 우선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마음만이라도 따뜻히 나눠야 한다.

사고의 체계를 나눌 수 있는 회로로 전환 해야 장기적으로

서로가 살아남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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