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각.

잔인한 4월.

귀촌 2009. 4. 10. 17:16

잔인한 4월


           푸른솔



봄은 채 익지 않았는데

기온은 초여름의 정수리에 올라섰다

계절이 뒤바뀐 옷을 입고 깔깔대며 지나가는

오후

뉴스는 귀를 의심케 하는 것들

끈덕지게 달라붙는 오물

절벽을 느끼는 사람들은 늘 배가 고프다

본능만으로 살아내는 사람들

양파 사라고 외치는 트럭 뒤로

연이어 갈치를 외치며 지나는 트럭

봄볕을 찢어발기며 다가서는 실업의 공포

순간순간 쓰러져 가는 표적 같은 삶

텅 빈 가슴속에

미소 한 묶음

희망 동동 띄운

막걸리 한 사발 부어본다

취기라도 올라야 집으로 들어갈 것 같은

잔인한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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