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푸른솔
봄은 채 익지 않았는데
기온은 초여름의 정수리에 올라섰다
계절이 뒤바뀐 옷을 입고 깔깔대며 지나가는
오후
뉴스는 귀를 의심케 하는 것들
끈덕지게 달라붙는 오물
절벽을 느끼는 사람들은 늘 배가 고프다
본능만으로 살아내는 사람들
양파 사라고 외치는 트럭 뒤로
연이어 갈치를 외치며 지나는 트럭
봄볕을 찢어발기며 다가서는 실업의 공포
순간순간 쓰러져 가는 표적 같은 삶
텅 빈 가슴속에
미소 한 묶음
희망 동동 띄운
막걸리 한 사발 부어본다
취기라도 올라야 집으로 들어갈 것 같은
잔인한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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