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이제영
촘촘히 꽉 찬 달력의 숫자들
하나하나의 표정이 어찌 이리도 다를까
어느 날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또 어떤 날은 밀랍 인형처럼 무표정하다
지난날들은 속 깊은 마음 통 속으로 가라앉아
텅텅 울리고
다가올 새해의 차림새는 안개 옷을 입고 있다
숫자와 숫자를 연결하는 시간의 전류
내밀한 움직임이 순간순간 감전되어
망각의 늪지를 형성 한다
산모퉁이를 돌아서는 나그네의 뒷모습을 닮은
12월
성탄의 메시지와 흥겨운 캐롤이 있어
마음은 카멜레온
통과의례처럼 송년회는 되풀이 되고
세월의 닻 내릴 때 마다 꺽꺽 허전함을 삼켜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