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이제영
잎은 아직 꾸물거리는데
여린 꽃잎 앞서 봄 마중
가느다란 바람에 떨리는 속살
타오르는 붉은 속내
온전히 내보일 수 없는 수줍음에 엷게 화장한
연 분 홍
아직,
푸석한 낙엽들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는
물기 없는 날들
어디서 퍼 올린 수분으로
활짝 피어올라
사뿐사뿐 내게 왔는가?
네가 연분홍으로 내비친 단심(丹心)
그저 울컥 할 뿐
그저 젖은 눈빛으로 바라 볼 뿐
그저 하릴없이 내년을 기약 할 뿐
그렇게 또 보내고
한 해를 가슴앓이 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