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자작시.

붉은 단풍

귀촌 2019. 11. 18. 18:23




붉은 단풍

         이제영



붉은 가슴 이런가

어찌 붉은 마음뿐이랴

여름부터 익어온 네 속내가

기어이 정념(情念)으로 활활 타 오르는구나.

그 무엇으로도 배웅할 수 없고

차라리 엄숙한 기도(祈禱)로 너의

마지막을 추억하리라.

세월 자락이 너의 모든 것을 쓸어 가겠지만

오롯이 네 모습은 가슴에 문신처럼 새겨지고

또 다시 한 겨울 앙상한 가지에

휘몰아치는 눈보라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보란 듯 내 마음 걸어 두리라

나는 그렇게 또다시 초록으로 환생할

네 모습을 그리고

커다란 그리움만큼 봄 볕 너울거리는 어느 날

하염없는 기쁨의 눈물로 맞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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