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옛 생각 하나. 어버이날에 옛 생각 하나. 강산이 네 번 정도 바뀐 과거의 시절을 요즘 아이들은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60년대 말쯤 이라 해야겠다. 농촌은 완전히 보릿고개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을 때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맘때가 제일 배고픈 시기이며 쌀밥은 정말 구경하기 힘든 계절이다. 대가족이 함께 살.. 나의 이야기 2010.05.08
공휴일(어린이날)에... 공휴일이라 해서 딱히 어디를 간다거나 특별한 것을 먹는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아니, 실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아들은 입시공부한다고 학원에 나가고 달랑 혼자남아 뭘 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그냥 조용히 책을 보거나 바둑을 두거나 TV시청을 하는 그런 소소한 것들 뿐이다. 한동안 책을 볼 .. 나의 이야기 2010.05.05
명절증후군 다소 설레고 어수선 했던 설 명절 분위기가 가라앉고 오후의 햇살이 명랑하게 쏟아져 들어오는데 문득 나른한 허무가 찻잔에 녹아든다. 일가친척에 어린 아이들까지 저마다 복을 빌며 덕담을 주고받고 깔깔대며 웃다가 썰물처럼 한꺼번에 빠져나간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창밖 산허리의 잔설을 바라.. 나의 이야기 2010.02.15
섣달그믐 날에 섣달그믐 날에 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하며 어지러운 물건들을 정리하여 단정한 품새를 입힌다. 설 명절은 흩어져 있던 가족이 한곳으로 모이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집집마다 지나온 일 년의 가족사가 어른 혹은 종가를 중심으로 모여서 조상의 얼을 새기고 기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다만, 시절이 .. 나의 이야기 2010.02.13
겨울이 가는 길목에서 겨울이 가는 길목에서. 유난히 매섭고 눈(雪)도 많았던 이번 겨울 2월을 눈앞에 두고 슬슬 뒷걸음치는 것 같다. 이러다가도 몇 번은 불쑥 불쑥 화를 내겠지만 늙은 겨울은 제풀에 꺾이고 젊은 봄기운을 맞으리라 겨울은 사람이 적응하기 힘들어 그렇지 대지의 메커니즘에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일지 모.. 나의 이야기 2010.01.29
생일축하 무신경한 생활로 그냥 그렇게 시간의 흐름앞에 몸을 내맡긴 그런 날들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복잡한 현실적인 일로 인해 여타의 다른것은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였을까... 누군가의 축하해줄만한 또는 기억해줄만한 일을 꼼꼼히 챙겨준다는 것은 어쩌면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만.. 나의 이야기 2010.01.19
찬란한 추억 찬란한 추억 때론 유치하게 또 어떤 땐 품위 있게 사람과 사람사이에 바람이 일렁인다. 그 자체만으로 신선함과 끝없는 욕망이 교차한다. 삶의 에네르기 활화산처럼 뿜어져 나와 걷잡을 수 없이 넘실댈 때 오직 살아있음을 실감하고 희열을 만끽하는 그 절정의 사랑 엄동설한 얼음위에 댓잎을 깔고 밤.. 나의 이야기 2010.01.03
이사 하던 날. 이사 하던 날. 지난 9월부터 입주가 시작 되었는데 수능 보는 아들이 있어 미루고 미루다 몇 일전 이사를 했다. 어찌나 이삿날을 잘 잡았던지... 올 겨울 들어 제일 춥다는 지난 주말 입주를 하게 된 것이다. 몇 번의 이사가 있었지만 이십 여 년을 한동네에서 생활했기에 낯선 곳의 둥지는 몇 일 지났어.. 나의 이야기 2009.12.23
그녀의 회한 그녀의 회한. 그녀의 머리카락 전체가 아랫부분은 하얗고 윗부분은 검은 색이다. 마치 실 뭉치를 흰색과 검은색으로 물들여 놓은 것처럼 보여 오랜 병상생활을 대변해주는 모습이다. 얼굴은 온통 주름투성이고 식사를 할 수 없어 코에 튜브를 삽입하여 특수 영양식을 공급받는 모습은 흡사 외계인을 .. 나의 이야기 2009.10.17
국화와 영혼. 몇 년 전부터 어머니가 서울에 계시기에 명절을 맞아 숨막히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친구 부친의 부음을 받아 추석 당일 이른아침에 전주로 길을 잡았다. 어지간한 일이었으면 그냥 도로사정을 핑계삼아 내려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친을 잃은 친구의 슬픔앞에.. 나의 이야기 2009.10.05